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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지금 한국어 교육이 필요한가?
    카테고리 없음 2020. 3. 23. 09:10

    왜 지금 한국어 교육이 필요한가?

    ZZIN KOREAN 찐한국 왜 지금 한국어 교육이 필요한가?

    전 세계적인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사실 이 문구를 쓴 지 벌써 10년은 더 된 거 같다.

    어느덧 이 문구도 하나의 진부한 문구(클리셰, Cliché)가 되어버릴 정도로 정말 한국 문화에 대한 전 세계인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때는 ‘한류’라고 불린 적도 있다. 영어로는 Korean Wave.

    이제는 한류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

    더 이상 한두 번의 파도로 그칠 현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의 시작은 드라마였다.

    ‘가을동화’가 가까운 나라 일본에서 크게 성공한 이후로, 동남아시아에서는 ‘대장금’이, 중앙아시아에서는 ‘주몽’이 어마어마한 인기를 끌었다.

    카자흐스탄에서 파견 활동을 하는 동안, 또 여행을 하는 동안,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도 바로 주몽과 관련된 질문이었다.

    정작 나는 주몽을 본 적이 없는데,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무조건 주몽부터 이야기했다.

    아마 유목민이었던 그들 조상들의 이야기와 주몽의 이야기가 서로 닮아 있어서 더욱 인기를 끈 것 같다.

    그 후 한국 문화의 세계화를 선도한 건 케이팝이었다.

    1990년대 H.O.T.를 비롯한 많은 대중가요 가수들이 중국으로 진출하였고, 한류라는 말이 시작되었다.

    2000년대부터는 보아의 성공 사례를 기반으로 일본에서의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관심이 커져나갔다.

    현재는 BTS를 필두로 한 케이팝이 세계적인 트렌드가 될 정도이다.

    한국어 교육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종종 이렇게도 이야기한다.

    우리는 방탄소년단에게 감사해야 한다고, 그들이 없었다면 우리의 일자리도 없었을 것이라고.

    이제는 케이팝을 넘어, 케이뷰티, 한식 등 다양한 분야의 한국 문화에 대해 관심을 갖는다.

    모두가 각각의 분야에서 고군분투하며 국위선양을 하고 있다.

    그런데, 각개전투라는 생각이 든다.

    왜 그럴까?

    바로 언어에 대한 고려가 빠져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했다.

    언어는 문화를 담는 그릇이다.

    언어가 전제가 되어야만 다양한 분야의 각 문화를 하나로 융합해낼 수 있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한국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듯, 한국어 교육이 한국 문화의 세계화를 이끄는 데 기여할 것이다.

    그렇기에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뜨겁게 지속되고 있는 지금, 한국어 교육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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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한국어 교육에서 ‘문화’는 어떻게, 어떤 순서로 다루어져야 할까?

    김정숙 교수님의 ‘한국어 숙달도 배양을 위한 한국 문화 교육 방안’[1]에서 문화 교육의 방향을 제시한 바 있어, 여기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문화 교육이 정보 전달 중심에서 과정 중심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흔히 문화 교육이라고 하면 특정한 문화재나 문화 현상을 설명하는 식의 교육을 떠올린다.

    유튜브 채널에서 또한 한국 문화와 관련된 검색을 하면 관련 사진이 슬라이드 형식으로 나오고 내레이션으로 설명이 흘러나오는 콘텐츠가 많다.

    그러나 한국어 교육에서의 문화 교육은 정보 전달이 아닌 과정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예를 들어 특정 식문화를 교육하고 싶다면, 학습자들이 실제 과정에 참여하여 체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혹은 문화와 관련된 특정 어휘를 교수·학습하는 상황이라면 과정 중심의 한국어 교육의 절차에 따라 ‘활동 전 → 활동 → 활동 후’ 단계로 구성된 수업을 고안해야 할 것이다.

    둘째, 언어 학습은 언어와 문화의 상호 교육과정이므로, 언어 교육도 언어와 문화를 통합해 실시되어야 한다.

    앞서 언급하였듯, 언어는 문화를 담는 그릇이고, 언어와 문화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따라서 언어와 문화를 통합한 교육이 실시되어야 함은 당연한 이치이다.

    예를 들어 특정 표현을 가르치는 언어 교육에서도 해당 표현이 담고 있는 문화적 배경을 함께 안내해야 하고, 특정 문화를 다루는 문화 교육에서도 그 문화가 드러나는 언어 표현을 소개해야 할 것이다.

    셋째, 초기 교육 단계에서부터 문화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8, 90년대생들이 학교에서 영어를 공부하던 시절을 생각해보자.

    그때는 영어를 어느 정도 익혀야 영어문화권에서 향유하는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초기 단계에서는 단어와 문법을 열심히 익혔고, 그 결과 완벽한 문장을 만들어낼 수는 있게 되었지만, 문화적 맥락을 고려하지 못해 자주 실수를 자주 범하게 된다.

    개인적인 경우에도 대학에서 ‘Academic English Writing’ 수업을 듣기 전까지는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은 모두 다 직설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메일을 쓸 때도 직설적이고, 말하고 싶은 바가 분명히 드러나게 쓰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는 큰 실수였다.

    뉴질랜드에서 오신 교수님께서는 이 부분을 크게 지적하며, ‘Please reply me(답장해주세요).’와 같은 문구는 굉장히 무례할 수 있는 표현이니 쓰지 말라고 하시며, 완곡한 표현을 가르쳐주셨다.

    10년이 넘게 배워 온 영어가 다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초기 단계에서부터 다양한 상황과 맥락, 그 안에 담겨 있는 문화를 접하고, 이에 걸맞은 언어 표현을 배웠더라면 영어를 익히는 과정이 훨씬 수월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어 학습의 초기 단계라고 하더라도 문화를 잘 알지 못하면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부분이 많다.

    따라서 초급부터 문화 교육이 다루어져야 한다.

    넷째, 사진, 음성 자료, 비디오 자료 실물 등의 다양하고 실제적인 자료들을 사용해 객관적인 정보를 제시해야 한다.

    한국어 선생님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 중의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것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바람직하겠지만, 그걸 학습자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

    객관적으로 제시하되,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교육해야 하지만, 결코 한국의 것이 가장 좋은 것이라고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선생님의 주관적인 의견이 개입된 교육적 자료가 아니라, 실제적인 자료를 다양한 측면에서 제공하여 학습자들이 주체적으로 자신만의 의견을 다져갈 수 있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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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 한국어 교육 콘텐츠를 시작하며, ‘제대로 된’ 한국어, ‘진짜’ 한국 문화를 담겠다는 의미로, ‘찐선생과 찐빵들’로 채널 이름을 정하였다.

    참수업, 찐회화, 진한맛으로 카테고리를 구성하였는데, 참수업은 한국어 수업 영상, 진한 맛은 한국 문화와 관련된 영상, 찐회화는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연결하는 영상을 올리고자 한다.

    찐회화가 이 글에서 다룬 한국 문화 교육의 방향에 걸맞은 콘텐츠가 될 것이다.

    자력으로 영상을 기획하고 만들다 보니 조금 더디기는 하지만, 조금 늦어도 제대로 하고 싶다는 생각에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런 중에 이 글을 쓰며 이전에 공부했던 논문을 보니, 마치 ‘잘하고 있어. 조금만 더 힘내.’라고 위로를 받는 기분이다.

    예시 영상 1) 찐메뉴 - 쌈

    예시 영상 2) 찐차트 - 아무 노래

    [1] 김정숙(1997). “한국어 숙달도 배양을 위한 한국 문화 교육 방안.” 교육한글(한글학회) No. 10: 317-326.

    from http://zzinteacher.tistory.com/91 by cc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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