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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졸리만
    카테고리 없음 2020. 3. 10. 01:47

    졸리만

    로베르트 무질, 『특성 없는 남자 2』, 북인더갭, 2013

    졸리만은 아른하임이 던진 말을 이해할 수는 없었으나 어렴풋이 추측할 수 있었고 그에게 가해진 이 변화 이후로는 주인을 미워하게 되었다. 그는 책이나 사탕, 담배 따위를 절대 포기하지는 않았다. 대신 전 같으면 기쁨을 주는 만큼 당당하게 가져갈 것을 이제는 대놓고 훔쳐냈으며 그것으로 복수심이 풀리지 않으면 아른하임은 희미한 기억 속에 떠오르긴 하지만 다시 나타나지는 않는 그 물건들 때문에 당황해했다. 작은 악마처럼 복수를 이어가면서도 졸리만은 시종으로서의 임무를 다했고 ㅡ p.74

    이 집에서 전쟁이 준비되는 것 같다는 말을 그에게 건넴으로써 라헬은 이 청년에게 신뢰를 얻었다. 그리고 그후부터는 우상 아른하임에 대한 아주 나쁜 말들을 그를 통해 들어야만 했다. 그의 권태로운 태도에도 불구하고 졸리만의 환상은 검과 작은 칼이 가득 찬 바늘꽂이처럼 보였고 아른하임에 대해 라헬에게 한 모든 설명에는 천둥치는 말발굽소리와 흔들리는 횃불과 밧줄사다리가 들어 있었다. 그는 라헬을 믿었기에 아주 기고 기묘하게 울리는 자신의 본명까지 말해주었는데 그가 너무 빨리 말해버리는 바람에 그녀는 알아들을 수조차 없었다.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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